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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계단을 오르며 만난 숲과 강 — 베어 마운틴 산행기

오늘은 아침부터 할 일이 있었다. 🐾 우리 집 5살 쌍둥이 고양이 리오랑 루나의 정기 검진이 있었기 때문!
검진을 마치고 시계를 보니 11시 20분쯤 ⏰. 코스가 긴 산은 무리라 비교적 짧고 가까운 베어 마운틴으로 결정했다.
우리 집에서 차로 약 40분 🚗, 이동 시간도 부담 없었다.


🏞 베어 마운틴의 역사

베어 마운틴은 단순한 등산로가 아니라, 미국 보존 운동의 출발점 같은 곳이다.
1900년대 초 교도소 부지로 쓰일 예정이었지만, 메리 해리먼의 땅 기부와 시민 단체들의 노력으로 1910년 베어 마운틴-해리먼 주립공원이 탄생했다. 🌱
1924년에는 허드슨강을 가로지르는 베어 마운틴 브리지 🌉가 완공되었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였고, 지금도 공원의 상징 같은 풍경이다.

Interpretive sign at Bear Mountain State Park about its history and conservation legacy


🏨 호텔 & ⛸ 스케이트장

주차장 근처에는 1915년에 문을 연 베어 마운틴 인이 있다. 돌로 지어진 산장 같은 건물로, 지금도 호텔과 레스토랑으로 운영된다. 겨울에는 호텔 옆에서 아이스 스케이트장 ⛸이 열려 숲속 스케이팅을 즐길 수도 있다.


🪨 돌계단과 전망대

트레일 초입부터 이어지는 돌계단은 하나같이 단단했다.
각각 모양이 다른 큰 돌들을 하나하나 옮겨 맞춘 사람들의 노고가 느껴졌다. 🙏
그 덕분에 오늘 나는 편안히 걸을 수 있었고, 그 수고에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단을 오르다 보면 중간중간 시야가 탁 트이는 바위 전망대가 나온다.
그곳에 앉아 허드슨강과 숲을 내려다보니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왔다. 🍃


🌿 숲속의 생명들

주차장 주변 나무엔 칭칭 감겨진 **버지니아 크리퍼(Virginia Creeper)**와 선반 버섯을 보았다.
다섯 갈래 잎이 나무를 타고 올라 햇빛을 가리니, 결국 나무가 죽기도 한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덩굴은 숲의 불량배일까?” 🤔

하지만 숲에서는 죽은 나무도 새로운 생명의 시작이다.
버섯이 자라고, 이끼가 돋고, 곤충들이 서식처로 삼는다.
가을이면 이 덩굴은 새빨갛게 물들어 숲을 가장 아름답게 만든다. 🍁
나를 힘들게 하는 존재도 시간이 지나면 삶을 물들이는 추억이 되는 것처럼.


☁️ 오늘의 하늘과 꽃들

오늘 하늘은 구름이 사방으로 퍼져 수채화처럼 예뻤다. ☁️
길가에는 노란 골든로드(Goldenrod) 🌼, 검은 눈동자가 있는 루드베키아(Black-eyed Susan) 🌻, 보라색 💜 뉴잉글랜드 애스터(New England Aster), 노란 하얀 야생화들…등 여러 꽃이 피어 있었다.
벌 🐝과 나비 🦋들이 바쁘게 꿀을 따는 모습도 귀여웠다.

보라색 애스터 옆에는 가시 달린 엉겅퀴(Thistle) 🌸도 있었는데, 만지자마자 깜짝 놀랐다.
사람도 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가시가 있는 사람도 있고, 쉽게 상처를 줄 수도 있는 사람도 있지.

꽃, 나무, 덩굴, 가시나무, 가시꽃… 숲속의 모습이 사람 사는 세상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꽃은 잠시 화려하게 피었다 지지만, 나무는 그 자리에서 비바람을 다 견디며 천천히 자란다.
결국 쓰러지면 버섯이 나고, 흙이 되어 또 다른 생명을 키운다.
나는 문득 생각했다. 나는 꽃일까, 나무일까. 🌸🌲


🌆 정상에서 본 맨해튼

마지막 오르막을 지나자 드디어 정상!
저 멀리 맨해튼 스카이라인이 희미하게 보였다. 🏙
자연 속에서 도시를 바라보니 묘하게 낯설면서도 반가웠다.
숲속에서 도시를 바라보니, 내가 사는 세상과 지금 서 있는 이 산길이 이어져 있다는 게 이상하게 위로가 되었다.


📍 베어 마운틴 방문 정보

  • 주소: Bear Mountain State Park, Palisades Parkway or Route 9W North, Bear Mountain, NY 10911
  • 주차 요금: $10 (계절에 따라 변동) – Empire Pass 주차권 사면 공짜
  • 주요 코스:
    • Major Welch Trail → Appalachian Trail Loop (약 6.5km)
      돌계단·바위길·숲길을 지나 정상으로 오른 뒤 애팔래치안 트레일로 내려오는 원형 코스
    • 짧게 걸으려면 Summit Trail만 올라갔다 내려와도 정상 뷰 감상 가능
  • 소요 시간: 왕복 약 2시간 30분 (사진 찍으면서 천천히 걸으면 +30분)
  • 추천 계절: 🌸봄(야생화), 🍁가을(단풍 절정), ❄️겨울(스케이트장)

“오늘 숲이 내게 가르쳐 준 건,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고, 나도 그 일부라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