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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ony’s Nose Trail – 허드슨강이 한눈에 보이는 산행

뉴욕 근교, 허드슨강을 품은 최고의 뷰 트레일

뉴저지에서 파크웨이를 따라 달리며 단풍이 물들어 가는 나무들을 보면 참 좋다.
햇빛을 받은 잎들이 반짝였고, 창문을 살짝 열자 가을이 차 안으로 스며든다.

Bear Mountain Bridge를 건너 오른쪽으로 향하니 허드슨강이 옆으로 따라붙었다.
그 물길을 따라 걷는 듯한 기분으로 Anthony’s Nose Trail의 시작점에 닿았다.

🌿 코스와 숲길

이번 코스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번갈아 있었다.
길이 넓었다 좁아지기도 했고, 그늘이 깊었다가 햇빛이 강하게 쏟아지기도 했다.
계속 오르막만 있던 지난번 코스보다 훨씬 덜 지루하고 리듬감 있는 길이었다.

가을인데도 날씨는 여름처럼 더웠다.

비가 오지 않아 냇가의 물은 다 말라 있었다.
징검다리를 건너도록 만들어진 곳이 있었지만 물은 없고 돌만 남아 있었다.
꽃들은 피어 있었지만 잎사귀들은 말라 있었다.
보라색 들국화, 노란 들꽃, 빨갛게 물든 잎사귀들이 서로 다른 색으로 계절을 그려내고 있었다.

걷다 보니 나무에 혹이 달린 게 보여, 벌집이나 새집인 줄 알고 가까이 가봤다.
그런데 그건 바로 나무가 스스로 만들어낸 혹이었다.

산에는 의사가 없으니, 나무는 스스로 상처를 감싸며 자신을 보호한다고 한다.

해충에 물리거나, 곰팡이·세균·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껍질이 벗겨지는 상처를 받으면
내부 세포가 그 부위를 감싸며 새 살을 계속 만들어낸다.
시간이 지나면 그 부분이 덩어리처럼 부풀어 오르고, 겉으로 혹처럼 드러나게 된다.

어떤 혹은 곤충이 알을 낳은 자리이거나, 곰팡이가 침입한 흔적일 때도 있다.
나무는 침입한 균을 막으려고 세포벽을 강화하고 세포를 증식시킨다.

드물게는 외부 자극이 없어도 세포 분열이 비정상적으로 활발해져 혹이 생기기도 한다.
이렇게 생긴 혹은 **“벌 우드(Burl wood)”**라고 불리는데,
나무결 무늬가 독특해서 고급 가구나 장식품 재료로도 쓰인다고 한다.

사람의 흉터처럼, 나무의 혹도 살아온 세월의 흔적 같았다.

🪰 벌레와 날씨

올라가는 중간에 땅벌을 보았다.
장수말벌처럼 큰 벌에 물리면 사망할 수도 있다고 하던데,
땅속 어딘가에 벌집이 있는지 계속 위로 올라왔다.
정말 조심해야 한다.

낑낑거리며 정상에 오르니 “야호!” 하고 소리치고 싶을 만큼 뷰가 끝내줬다.
그런데 그 순간, 랜턴플라이가 다리와 목에 붙었다.
“으악!” 여기저기서 난리다.
누군가는 휘젓고, 누군가는 그냥 지나쳤다.
왜 정상에 이렇게 랜턴플라이가 많은 걸까?

더워서 그런지 벌레들이 목과 얼굴에도 달라붙었다.
팔과 다리에 붙기도 해서 떼느라 바빴다.

이제 등산 올 때는 벌레 퇴치제와 바르는 약을 꼭 챙겨야겠다.
긴팔, 긴바지, 모자, 선크림은 필수다.
날씨가 88도였는데, 햇빛이 강해 땀이 줄줄 흘렀다.

🌉 정상과 휴식

정상에 올라서니 왼쪽으로는 허드슨강이,
오른쪽으로는 Bear Mountain Bridge가 보였다.
뷰가 지금껏 올라온 산의 풍경들을 다 잊게 할 만큼 압도적이었다.

햇빛이 강물 위에서 반짝거렸고,
바람이 불 때마다 물결이 흔들렸다.
그 모습이 너무 예뻐서 한참을 바라봤다.

내려오다 너무 더워서 그늘진 바위 위에 앉아 쉬다가 잠시 눈을 붙였다.
조용한 산속, 바람소리와 새소리에 둘러싸여 꿀잠을 잤다.

🕒 산행을 마치며

왕복으로 약 2시간 반에서 3시간 정도 걸렸다.
길지 않았지만, 그 안에 참 많은 것들이 있었다.
오르막과 내리막, 그늘과 햇빛, 그리고 벌레들까지.

생각해보니, 이 산은 꼭 인생 같다.
사계절이 있는 것처럼 이 산에도 기쁨과 슬픔, 평탄함과 험함이 함께 있었다.
착한 사람과 불량배가 공존하듯, 숲속에도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생명들이 있었다.

각기 다른 환경 속에서 자기 소리를 내고, 수용하고,
때로는 싸우고 경쟁하고 도태되며 그 안에서 균형을 찾아간다.

멀리서 보면 평화롭고 예쁜 숲 같지만, 가까이 보면 꽃도 물이 없어 시들고,
벌레도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물속에서도, 하늘에서도, 숲에서도, 모두가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조화롭지 않은 것들이 결국엔 또 하나의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게 바로 자연의 모습이었고, 어쩌면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 산행 정보

  • 위치: Anthony’s Nose Trail (U Bend Parking)
  • 주차: 약 15대 가능
  • 화장실: 없음 (도보 이동 불가)
  • 산행 시간: 약 2시간 반~3시간
  • 랜턴플라이: 정상 부근 많음
  • 날씨: 더움, 건조, 냇가 물 없음
  • 뷰: 허드슨강 & Bear Mountain Bridge

✨ 한 줄 요약

  • 뷰: 🌉 최고! 허드슨강이 한눈에
  • 난이도: 🥾 중간 (짧지만 가파른 구간 있음)
  • 주차: 🚗 협소, 약 15대 가능
  • 화장실: ❌ 없음
  • 팁: 🪰 정상 부근 벌레 주의, 긴팔 필수

📍 추천 준비물

모자 🧢 / 물 💧 / 벌레 퇴치제 🦟 / 바르는 연고 / 간단한 간식 🍫 / 카메라 📷